작년 12월, 두 아이들과 아내가 뒷자석에 타기엔 이제 아반떼가 비좁다는 걸 깨닫고 차를 바꾸기로 했다. 새로 산 차는 현대 팰리세이드, 작년 12월에 말에 주문하고 올해 4월 3일날 받았으니 대략 4개월 걸린 셈이다. 작년 평균 6~7개월은 기다려야 받을수 있던데 비해 나는 매우 빨리 받은 경우다. 사촌형(현대차 영업맨인 사촌형을 통해 샀다)의 말로는내 순번 앞 사람들이 그냥 죽죽 빠져나갔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많아져서 그런걸까?
현대차의 장점이자 단점인 옵션질은 최대한 가성비를 뽑아보려 고민했으나 아내의 “어차피 10년은 쭉 탈건데 아쉬움 없이 지르시오.” 라는 조언에 그냥 선루프 빼고 넣고 싶은거 다 넣었다.
여튼 이 글의 주요 목적인 3주 사용 평을 하자면
몸체
- 크기
대형 SUV인 만큼 크긴 크다. 그만큼 처음 운전하는 사람에게 꽤 부담이 느껴진다. 하지만 운전 좀 해본 사람이면 알듯이 하루, 이틀 정도 몰면 금새 익숙해 지기 마련이고 후술할 서라운드 뷰 같은 편의기능을 사용하면 부담감이 확 줄어든다. - 좌석
차가 크니 좌석도 넉넉하다. 생각치 못했던 부분인데 1열 조수석에는 오토 on/off 에어백이 있다! 아이를 앞좌석에 태우게 될때 에어백이 항상 걱정되는 부분인데 (아동에겐 에어백이 오히려 위험하다.) 무게 감지로 에어백이 자동으로 on/off 된다. 2열은 아내와 두 아이가 모두 타도 꽤 넉넉함이 느껴진다. 넉넉한 2열이 우리 가족의 최우선 순위 요건이었는데 이건 대만족이다. 3열은 3인석이라고 하지만 3인이 타면 비좁다. 2명이 타기 적당하다. (나중에 누나들이나 태워야지) - 트렁크
역시 크다. 아반떼 쓰다가 팰리세이드로 넘어오니 공간이 남아돈다. 아반떼에서 테트리스를 해야 간신히 들어가는 짐들이 팰리세이드에는 대충 던져넣어도 공간이 남는다. 드렁크 하부 손잡이를 당겨 올리면 공구 수납칸이 나오는데 이곳도 크기가 넉넉해서 삼각대, 우산, 공구류 등등 다 쑤셔 넣어도 꽤 자리가 남는다. TUIX옵션으로 제공되는 깔판이 의외로 좋다. - 2, 3열 폴딩
사실 이것 때문에 대형 SUV를 샀다. 제주도로 가족여행 갔을 때 렌트했던 산타페 트렁크 안에서 1시간 넘게 재미나게 노는 두 딸아이를 보는 순간 다음차는 무조건 SUV로 가기로 결심했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운전을 싫어하셔서 고향에 내려가면 멀리 나가지 못하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식당만 골라서 갔어야 했는데 이제는 온가족 다 태우고 외곽까지 놀러 나갈수 있게 되었다.
주행 성능
- 엔진
가솔린 3.8, 이전 차인 아반떼 가솔린 1.6과 비교하면 당연 압도적으로 잘나간다. 차가 큰데도 그냥 밟으면 밟는대로 죽죽 잘 나간다. 짐 잔뜩 싣고 가족 다 태우고 가도 붕붕 잘나간다. 하지만 그만큼 기름이 뚝뚝 떨어져 나간다. 붕붕 잘나가는 만큼 지갑에도 바람이 붕붕….. - 연비
1번과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연비가 은근 좋다. 아반떼 대비 기름이 뚝뚝 떨어져 나간다는거 뿐이지 동급 수준으로 연비가 매우 좋다. 양양-서울 구간 90~100km/h로 정속 운행하니 연비가12km/l 가 나왔다. (물론 아반떼 가솔린으로 이렇게 운전하면 19~20km/l 가 기본이다.). 가솔린인데도 엔진자동정지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요즘 차는 다 달려 나오는거 같다.) - 핸들링 및 운전석 승차감
무난하다. 별 불편 없이 운전하고 있다. 다만 선회 반경은 좀 크다. - 소음
소음 차폐가 잘된다. 창문 열고 닫았을때 들리는 엔진 소리 크기 차이는 확실히 느껴진다. 자체 내부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어서 외부 소음을 중화시킨다고 하는데 이 기능을 끌줄 몰라(끄는 기능이 없나?) 캔슬링 성능은 알 수 없다. - 4륜 구동
4가지 일반 주행 모드 외에 눈길/진흙/모래밭 등 4륜 구동 설정이 가능한데 내가 뭐 차 전문가나 매니아가 아니다보니 각각 주행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느끼지 못한다. 평소 아반떼로 힘들게 올라가던 동네 오르막길도 쉽게 잘 올라가는데 이게 엔진때문인지 4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주행 모드를 다이알 돌리며 변경할 수 있는데 이게 좀 간지가 난다. 다이알 돌리면서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아스라다! 스포츠 모드 체인지! 이제 터레인으로 전환! 스노우 모드 체인지!’ - 2열 승차감
아내는 SUV라 그런지 승용차 대비 좀 불편하긴 하다고 한다. 난 눈에 꽁깍지가 씌인건지는 모르겠지만 별 불만 없이 잘 타는 중이다.
주행 보조
- HUD (Head Up Display)
그냥 호기심에 달아봤다. 계기판 정보가 그냥 앞 유리에 표시되어서 전방주시에 조금 도움이 되는 정도의 보조 기구다. 그러나 HUD에 표시되는 정보가 대부분 눈만 살짝 아래로 내리면 볼수 있는 계기판 정보들이라 운전에 익숙한 사람은 HUD의 필요성을 크게 못느낄 확률이 높다. 미사일 조준할것도 아니고….. (뚜뚜뚜두~~~ 삐~~~~)
하지만 네비게이션과 연동되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진다. 네비게이션 화면에 표시되는 길 안내 정보에 신경 쓰다 보면 전방주의를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데 HUD와 네비게이션이 연동되는 순간 네비게이션 자체를 볼 필요가 없어진다. HUD에 교차길, 남은 거리, 주의사항들이 다 표시되니 전방에 집중하기 정말 좋다. 아쉬운건 차량의 순정 네비게이션 외에는 연동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Apple Carplay를 쓰는 사람에겐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 나는 HUD와 Car Play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HUD의 손을 들어주고 순정 네비게이션을 쓰고 있다. - 후측방 알림 및 충돌 방지
주행중 후측방에 차량이 존재하거나 고속으로 다가오는 차량을 적정 레벨 수준으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충돌 방지 기능까지 켜면 충돌할거 같을때 강제로 방향 전환을 한다. 처음 사용할때 많이 어색했다. 난 가만히 있는데 막 경고음 울리고 핸들 진동하고 급하다 싶으면 핸들이 혼자 꺽이고 막 이러니 히밤 이게 뭐야? 하다가 익숙해지면 음음….. 오거를 운전하는 카가의 심정이 이랬으려나? 하는 생각이든다. - 차선 유지 보조/보정
후측방 충돌 방지랑 비슷하다. 차가 차선을 벗어날거 같으면 경고음이 울리고 넘어가면 핸들을 자동으로 틀어 차선을 유지시켜준다. 이것도 처음엔 어색하다. 난 그냥 적당히 차선 아슬하게 밟으며 여유있게 턴하고 싶은데 차가 자꾸 차선 지키라고 핸들을 압박한다. 처음 사용할땐 차량의 핸들링 보정에 반감이 들다가 익숙해지면 핸들링 보정이 없으면 불안해진다. - 크루즈 컨트롤
속도 유지, 차량 간격 유지, 차선 유저 정도까지 된다. 차선 변경 기능은 없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구간에서 매우 편리하게 써먹었다. 크루즈 컨트롤에 좀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 실제 써보고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기타 편의 기능
- 서라운드 뷰
정말 잘 쓰고 있는 기능이다. 차량 전후좌우에 달린 카메라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하늘에서 차량과 주변을 내려다 보는 스카이뷰를 만들어 준다. 대형차량에겐 이제 필수적인 기능이 아닐까 한다. 초기 차체에 익숙하지 않을 때부터 익숙해진 지금까지도 계속 잘 쓰고 있다. 후방주차, 측면주차, 넓이가 아슬아슬한 골목 지나갈 때 등등 정말 유용하다. 스카이뷰 외에도 각 카메라별로 시점을 변경해 볼수 있어서 좁은공간 주차할때 정말 유용하다. - 원격 제어
블루링크 가입을하면 (5년 무료고 이후엔 매월 돈을 내야한다고 한다.) 핸드폰 앱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할수 있다. 차량 상태정보 확인과 잠금장지 및 시동 컨트롤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원격으로 시동 걸어서 차 덮혀 놓는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그외에는? 음? - Auto Hold
오토 홀드 모드를 켜면 차가 완전 정차된후에는 브레이크를 발에서 떼어도 정차가 유지된다. 호불호가 좀 갈릴거 같다. 난 쓰지 않고 있다. - 버튼식 기어/추가 수납 공간
버튼식 기어는 익숙해지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확실하게 호불호가 갈릴거 같다. 나는 잘 적응중이다. 버튼식 기어가 채택되면서 기어봉 부품들이 들어가야 할 자리가 추가 수납 공간이 되었다. 운전석 우측 수납공간 하부에 2층 구조로 추가 수납 공간이 있다. 껌, 선글라스 등 운전 보조 용품 넣기 좋다. - 후석 승객 알림
차에서 내릴때 후석에 사람이 있으면 후석에 승객이 있다고 한번 더 알려준다. 여름에 아이를 깜빡하고 후석에 두고 내려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차문을 잠글경우 후석에서 움직임이 느껴지면 요란하게 경고음을 울리고 블루링크가 연결되었을경우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준다. 아내와 애들 차에 두고 과자 사러 갈때 깜빡하고 차문 잠갔다가 미친듯이 경고음 울리고 핸드폰 울려대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 정차시 후측방 차량 알림
정차하고 내릴때 후측방에 접근하는 차량이 있으면 경고가 울린다. 뭐 다들 알만한 안전기능이다. - Apple Car Play/Android Auto
지원은 되는데 무선으로되진 않는다. 충전잭으로 연결해야지만 사용 가능하다. - 핸드폰 무선 충전
핸드폰 무선 충전이 가능한데 Car Play랑 같이 쓰면 잭으로도 충전하고 무선 충전으로도 충전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내 아이폰은 구형이라 무선충전이 되지 않아서 아내가 쓰고 있다. - 통풍 시트
1열 운전석/보조석이 통풍 시트다. 그냥 엉덩이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기능…… - 차일드 모드
차일드 모드 켜면 2열 문과 창문을 내부에서 열수 없다. 깜빡하고 차일드 모드 해제 안하고 혼자 차에서 내렸다가 아내한테 혼난적 많다. “야아아아아! 문열어어어어어줘어어어어어!!” - 그외 스마트키, 패들 쉬프트, 테일 게이트 등등
요즘 이런거 없는 차량이 없으니…..생략…
결론
가성비가 정말 좋다. 대만족 중이다. (고장만 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