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폐쇄된 구청 어린이집 출입구에서 무개념 아저씨 만나 신고한 이야기

첫째가 다니고 있는 구청 1층 어린이집 옆에는 건물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는데, 이 출입구는 보건소 및 코로나 선별진료소로 바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때문에 구청에서는 이 출입구를 폐쇄 시켜놓은 상태이다. 그래서 구청에 용무가 있는 사람이거나 직원들은 모두 2층 검사소를 통해서 1층으로 내려와야 한다. 불편하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돌도 안지난 둘째를 등에 업고 첫째를 등원시키는 엄마나 손주들 등원 시키는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군소리 하지 않고 1층과 2층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다니고 있다.

지난주 첫째를 구청 1층에 있는 어린이집에 등원 시키고 나오려는데 어린이집 옆 출입구 바깥쪽에서 5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문좀 열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내가 “폐쇄된 문이니 안됩니다.” 라고 말했더니 “여기 직원이에요! 괜찮아요!” 라고 응답한다. 뭔 개소리인가 싶어서 그냥 무시하고 뒤돌아 2층으로 가려는데 딸깍 문열리는 소리가 난다. 아까 그 아저씨게 어떻게 폐쇄된 문을 따고 들어온거다. 아저씨에게 다가가 “여기로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라고 말을 건네니 “난 여기 직원이라 괜찮아요.” 하고 지나간다. 내가 큰소리로 “직원이 이러시면 더 안되죠!” 라고 목소리를 높여 말하니 “알았어요~ 알았어요~” 하며 손사레 치며 도망치듯 가버렸다.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싶었다. 그 자리에 서서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다 보니 묘하게 빡이 올라왔다. 직원이면 공무원이란 건데 공무원이 이따위 짓거리를 당당하게 하고 다닌다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그대로 2층 민원 처리실로 갔다.

“직원 관련 항의는 어디서 하죠?” 2층 민원 처리실 안내소에 가서 물으니 9층 감사과로 가야한다고 한다. 곧장 9층으로 올라갔다. 9층도 코로나로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어 전화를 하니 직원분이 오셔서 문을 열어주었다. 함께 감사실도 들어가 상담 테이블로 안내 받았다. 나를 안내해준 여자 직원분과 연배가 있어 보이는 남자 직원분이 내 맞은편에 앉았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라는 물음에 “1층 폐쇄된 문에 직원이 임의로 문열고 다니는거 알고 계신가요?” 라고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했다. 남자 직원분 동공이 흔들리는게 보인다. 그냥 일반 민원 호소하러 왔나 했다가 코로나 신고가 들어오니 당황하신 느낌이다. 앞선 상황에 대해서 어린이집 아이 등원시키는 부모로서 느끼는 불안감과 구청 직원의 안일한 태도에 너무 화가남을 자세히 설명 드렸다. 내 이야기를 모두 들은 감사실 직원분들은 정말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 했고 빨리 조치하고 상황 전파 하다록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신고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가 되어 아이들이 하원할 시간이 되었다. 먼저 둘째를 픽업하고(서로 다른 어린이집을 다닌다.) 첫째 픽업하러 갔다. 둘째와 함께 구청 2층을 거쳐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아빠 왔다며 좋아하는 첫째와 언니 있다고 좋아하는 둘째를 부둥켜 안고 어린이집을 나왔다. 그런데 그때 아침의 그 아저씨가 보였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1층 폐쇄 출입구 문을 따고 밖으로 나간다. 뭔가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것을 느끼며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직원이세요?”

밖으로 나가려던 아저씨가 뒤돌아 본다. “왜요?” 라며 나에게 되묻는다. “여기 직원이시냐고요!” 라고 목소리를 더 키워 물었다. 아무 말이 없다. 적당히 말해서 안될거 같아 “여기 직원이시냐고 묻잖아요!” 라며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아저씨는 그냥 뒤돌아 나간다. “이런 식이면 신고 합니다!” 라고 소리치자 “할테면 하세요!” 라며 도망치듯 나간다. 뛰쳐 나가서 잡을까 했는데 애 둘을 두고 갈수 없어 그냥 보내 줬다. 그리고 곧바로 구청 감사실에 전화했다.

이번엔 아침과 다르게 언성을 높여 이야기 했다. 아침 일찍 신고를 한게 아직도 하나도 조치가 안되어 있고, 해당직원은 빨리 잡아서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뭐하시는거냐고 라고 따졌다. 담당 여직원 분은 전파 속도가 늦어져서 그런거 같다고 거듭 사과를 했는데 난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게 늦는다고 넘어갈 상황인가?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다시 다산콜센터 코로나 신고 센터로 전화했다. 내가 겪은 앞의 일들을 자세히 설명했고 해당 직원이 누군지 찾아내어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콜센터 직원을 통해 신고가 접수 되었음을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산 콜센터에 신고를 한지 며칠이 지난 오늘 문자로 연락이 왔다. 내가 신고한 사람은 구청 상주 직원으로 확인 되어 관리 부서를 통해 교육하였고, 해당 출입문은 바리케이트를 추가 설치하여 보완하였다는 내용이었다. 감사실에 전화해서 어떻게 교육했고 징계는 한건지 물어볼까 하다가 이 정도 까지만 하기로 했다.

대체 그 상주 직원이란 인가는 뭔깡으로 그짓꺼리를 하며 당당하게 했던 걸까? 역시 철밥통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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