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이야기 1

딱히 검도를 배워야 겠다고 생각한건 아니었는데, 기회는 정말 우연하게 찾아왔었다.

1998년도 고등학생 2학년 시절, 갑작스레 교육정책에 특활 활동이 강조 되며 야자 강요(?)가 약화되었고 그로인해 잠시 고등학생들에게 개인 특활 활동이 허가 되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 갑자기 “교실에 틀어 박혀 젊은 시간을 보내기 싫다!” 라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을 설득하여 다니게 된 곳이 검도장이었다.

물론 어린시절부터 태권도를 배우면서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었긴 했지만 왜 갑자기 검도를 선택했는지는 지금으로서도 잘 이해하기 힘들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한번 결정하신 일에는 더이상 왈가왈부 하지는 않는 성격이셔서 형식상으로 스쳐지나갔던 특활활동 붐 이후에도 내가 검도장을 계속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으셨고, 덕분에 고3이 무슨 검도냐는 담임 선생님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3때도 꾸준히 검도장을 다닐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검도장 다녔던것 만큼 공부를 했으면 소위 말하는 명문대는 가지 않았을가 하지만, 검도를 통해 변화된 자신을 생각해보면 전허 후회되지 않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소한 반 석차 10등은 유지해야 한다는 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에 학교 공부도 그리 소홀이 하지 않아서 대학 진학 문제로 걱정하는 일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된 검도였지만, 검도로 인해 내 삶은 크게 변했다.

중학교 때 소위 일진에게 잘못 걸려 탈탈 털린 이후 생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어 주었고, 점점 단단해 지는 몸과 마음을 통해서 상당수의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좀 슬픈 이야기지만 싸움이든 공부든 잘하는 것 없는 애가 덕후질을 하면 병신이지만 싸움이든 공부든 잘하는 애가 덕후질을 하면 괴짜가 된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달까?

어쨋든 대학교에 가고 나서도 검도는 계속 하게 되었고, 진검도 써보게 되는 행운도 얻을 수 있었다.

군대 문제로 그만 두게 된 이후로 더이상 검도를 하고 있지 않는 데다가 요즘 주짓수를 배우겠다며 이래저래 부산떨고 있지만, 심난할때면 오륜서를 찾아 읽고 목검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나를 보면 아직 검도는 잊지는 못하고 있는거 같다.

그리고 요건 대학생활 동안 함께 했던 진검…검1

 

모든 검도인들의 지침서인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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