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빠가 되고 알게된 기묘한 변화

지난 7월 30일 자정 즈음 만삭의 아내가 옅은 산통을 호소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찮다고 하는 아내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응급실에서 진찰을 받으니 아이가 나올준비를 하고 있으니 입원해야한다고 한다. 두말 할것 없이 곧바로 입원을 했다.

새벽 3시즈음 아내의 산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산통으로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아내를 보니 너무나도 미안했다. 아이에겐 말하기 미안하지만 이때 뱃속 아이는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아내가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내가 대체 아내한테 무슨 몹쓸짓을 한건지 너무 두렵고 불안하고 또 불안했다.

한참의 산통이 지나고 아이가 나올거 같아 분만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다시 힘든 3시간이 지났다.  곧 의사 선생님이 “나온다! 더! 더!” 하고 목소리를 높였고 바로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의사 선생님 손에 들어 올려지는 핏덩이를 보는데 코끝이 시큰했다.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탯줄을 자를때 이미 나는 콧물과 눈물을 질질 짜고 있었다.

탯줄이 잘린 아이는 영아 침대로 옮겨 졌다. 정말 서럽게 우는 그 아이를 보면서 내 의식에는 기묘한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보니 이런 기묘한 느낌은 결혼때도 경험 했었다.

나에게 결혼은 쌍성이 탄생하는 느낌이었다. 별 걱정 없이 나를 중심으로 돌던 의식이 아내와 쌍성을 이루며 그 사이에 새로운 중심을 만드는 느낌이었다. 우리 결혼은 나와 아내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 나와 아내의 인력 사이의 절묘한 중심이 내가 이해한 결혼 생활이었다.

반면 아이의 탄생은 이 쌍성계을 과감히 해체했다. 아이가 뿜어내는 강력한 인력은 쌍성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완벽히 압도했다. 서로에 이끌려 돌고 돌던 쌍성계는 더이상 기존의 중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아이의 강력한 인력에 끌려가버린 쌍성은 이제 아이를 중심으로 돌고 도는 행성계가 되었다.

이제 아이가 태어난지 3주가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힘들어 질거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이해가기 시작한다.

쓰고 나서 읽어보니 이거 완전 중2병인데 내 실력으론 더이상의 표현이 불가능해서 여기서 접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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